주스 말고 다른걸 주세요 1년차일기

병동 죽돌이로 살던 어느 날, 나날이 지쳐 가는 몸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전공의 1년차는 아침부터 스테이션에서 오더를 내다가 컴퓨터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 일이 부지기수다. 현재 몸담고 있는 상부위장관 파트의 특성상 8~10일의 입원은 기본인지라 병동 산책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인 우리파트 환자들이 병든 닭 처럼 꾸벅꾸벅 졸고 았는 내 모습을 자주 보는가 보다. 혹은 내 미친 호감형 외모에 홀딱 반한 사람들이 보내는 조공이거나.

덕분에 가끔 자다 일어나면 머리 맡에 수지 사진이 박힌 비타민 음료라던가 과일 주스 등이 놓여있는 경우도 있고, 환자들이 퇴원하면서 고맙다며 음료수를 한 박스씩 주고 간다. 상표를 보니 아마도 병원 지하 매장에서 구입했으리라, 대개는 토마토 주스와 알로에 음료가 섞은 주스 상자라던가, 병원 지하에서 판매하는 갓 짜낸 신선한 오렌지 주스라던가, 병원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 등의 음료가 대부분이며, 혼자 마시기에는 벅찬 양이라 90%는 간호사 휴게실에 헌납하고 있다.

문제는 몇달동안 비슷한 음료수만 마시다 보니 이제 슬슬 질려간다는 것과, 음료수 한병의 칼로리가 무시못할 수준이어서 밥을 안먹고 다녀도 배에 기하급수적으로 살이 불어나고 있는 터라, 바라건데 이제는 음료수 말고 하눌보리, 옥시기 수염차, 아메리카노 등으로 품목을 바꿔서 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아..다이어트여.

덧글

  • 못되먹은 늑대개 2013/08/11 23:15 # 답글

    ...........................................................고생하십니다. 꾸벅.
  • 카이 2013/08/12 01:36 #

    ............ 감사합니다. 꾸벅
  • 라쿤J 2013/08/11 23:17 # 답글

    그리고 그 아메리카노에는 인기만큼 시럽도 듬뿍(...)
  • 카이 2013/08/12 01:36 #

    이놈의 인기 ㅠㅠ
  • 땡초할배 2013/08/12 00:41 # 답글

    다이어트 안녕~
    ㅋㅋ
    틈틈히 운동하셔요 ㅋ
  • 카이 2013/08/12 01:36 #

    엉엉
  • 2013/08/12 01: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8/12 01:3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밀감 2013/08/12 02:23 # 삭제 답글

    카이님 인기가 하늘을 찌르시는군요ㅎㅎ 부럽습니다ㅠㅜbb
  • 삼별초 2013/08/12 07:09 # 답글

    하지만 안될거에여 ㅠ
  • 늄늄시아 2013/08/12 10:55 # 답글

    주스에는 당다라 당당당~ 당이! ;ㅁ;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 분비를 하여 췌장이 허억허억... OTL

    "옥시기"라는 단어를 보니 선산에 놀러 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작은할아버지가 손주들을 위해 손수 "옥시기"를 따러가셨죠.
  • 위장효과 2013/08/12 17:13 # 답글

    미친 호감형 외모속에 숨어있는 미친 파괴본능, 살육본능은 어쩔껴...(만렙토깽이)

    역시나 생선회를 조공으로 바쳐야...

  • 한얼 2013/08/12 21:34 # 답글

    시간이 나야 녹두물이라도 끓여먹든가 하실텐데... 주는건 고마운데 다 살찔거... ㅠㅠ

    고생이 많으십니다. ㅠㅠ
  • remedios 2013/08/12 22:45 # 답글

    고생이많으십니다.ㅠㅠ
  • 2013/08/13 07: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isol 2013/08/13 21:03 # 삭제 답글

    태그..ㅋㅋㅋ
  • 지나가던선비 2013/08/19 10:16 # 삭제 답글

    환자 분들로부터 Hypoglycemia를 우려한 Sugar 듬뿍듬뿍 들어간 fluid therapy를 받는 것은 의료진이란 버프가 있어서이고 그만큼 고생하시며 환자분들에게 잘해주시는 것이란 증표겠지요.
  • ehj 2013/08/19 21:03 # 삭제 답글

    던킨같은 빵 보단 음료수가 살이 덜찌지않나요??ㅎㅎ
  • Cloud 2013/08/27 23:52 # 답글

    열심히 하시네요ㅜ 힘내세요!
  • 교주님 2013/08/30 18:58 # 답글

    역시 회를 사 드셔야 하는 건데...
  • 백설기 2013/12/29 17:01 # 답글

    앗 ^^ 카이 선생님~
    근무하시는 곳이 어딜까~궁금해하며 역주행중이었는데 토마토.알로에. 직접짠과일쥬스...에서 어딘지 감이 확! 왔어요. 저는 192병동에서 근무하거든요 ㅎㅎ
    쥬스하나로 감이 오다니... ㅋ 그나저나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식사 잘 챙기세요.
  • 카이 2013/12/29 18:05 #

    지금은 수원 ㅎㅎ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