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공포증- 제발. 개 목줄좀 하고 다녀주세요. 생각

카이는 개를 무서워한다.

TV로 보는 멍멍이들이나 동물병원의 투명케이지에서 잠을 자는 멍멍이는 무섭지 않다. 짖지 않도록 훈련받은 맹인 안내견도 무서워 하지 않는다. 눈도 못 뜬 꼬물거리는 새끼 강아지도 마냥 귀엽다. 다만 내 앞에서 짖으면서 뛰어다니는 것 자체를 무서워한다. 3일만 있으면 만 나이로 25세, 1달 남짓 지나면 한국나이로 27세가 되는 이 시점에서도 개는 정말 무섭다. 이 경우 개의 사이즈는 중요하지 않다. 내 바로 앞에서 리얼로 살아 움직이며 멍멍거리고 뛰어다닌다면,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강아지부터 상근이 크기의 개 까지 그저 "공포" 그 자체이다.

어릴 적 강원도에 살 때, 앞 집에 작은 개를 풀어놓고 키웠다. 그놈의 개는 아침에 유치원을 가기위해 집을 나선 내 뒤를 꼬리치며 멍멍거리며 줄기차게 쫓아와서, 어린 나는 유치원을 매일매일 울며 뛰며 등교해야 했다. 초등학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유치원+초등학교 전학전 까지 도합 6여년을 그 개에 쫓기며 등교해야만 했다. 예전에 학교 주변에서 자취할 때 떠돌아 다니는 개들이 종종 내 앞에서 짖고 뛰어다녀서 한동안 호신용 스프레이를 가지고 다녔다. 치한퇴치용이 아닌 견공 퇴치용으로 말이다. 일산에서 살았을 때 밤에는 공원에 잘 가지 않았다. 불량배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목줄 없이 애완견 데리고 산책나온 무개념 인간들 때문이다.

오늘 오후,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하얀 작은 개가 짖으면서 뛰어왔다. 공포스러웠다. 그 순간 영화처럼 정말 주변의 모든 것이 까맣게 변하고 내 눈에는 뛰어오는 흰 개만 보였다. 그 순간 아무것도 못하고 혼란스러워서 미친 듯이 소리만 지르다가 과호흡때문에 온 몸에 힘이 빠져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경비아저씨가 집 앞 학교 병원 응급실에 가자고 하였으나, 어차피 가 봤자 과호흡 때문에 ABGA당할 것이 뻔하고, 이래저래 "조그만 개가 무서워서 이렇게 되었어요." 라고 병원 차트에 기입되면 쪽팔릴 것 같아서 거부하고 겨우겨우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한동안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다음주 금요일이 시험이라 책상에 앉았으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3~4시간동안 이유없이 눈물이 계속 나왔다. 팔 다리에 힘도 빠질대로 빠져 잠깐 잠깐 인터넷(기분전환용)을 접속했던 시간을 제외하면 그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지금도 혼란 스럽다. 내가 왜 이러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내 나이가 몇인데, 검도도 공인 1단인데...... 그깟 조그만한 개들, 평소에 책 때문에 꽤 무거운 가방을 잘 조준해서 힘껏 던져버리거나 발로 밟아버리면 될 일인데,.....그런데 도저히 못하겠다. 전에도 한번 이런 일이 있어서 그때는 막연히 죽겠구나 하는 공포감에 정말로 전공서적이 들어있는 가방을 집어던지려고 했다. 가방을 들어올리는 순간, 잠시 후 내 가방에 맞아 죽을 개의 처참한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차마 그렇게 못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런 조그만 개들이 나에게 손상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공포감에 비명을 지른다. 잠깐 진정할 겸 낮잠을 청했다. 꿈을 꿨다. 아까 그 개에게 목을 물려 죽는 꿈을 꿨다.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전신이 general weakness를 호소하고 있었다. 머리마저도. 이제야 겨우 혼란에서 벗어나 글을 쓰고 있다. 아니...혼란에서 벗어나야 했다. 내일부터라도 공부해야하니까. 그놈의 시험때문에.

개를 키우는 분께, 정말로 부탁드린다.
요즘 가정에서 키우는 개는 "강쥐"라고 부를 정도로 크기가 작다. 때문에 더욱 더 자식처럼, 가족처럼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고 있다. 개가 짖는다고 해도 내 가족의 목소리이며, 개가 뛰어다니는 것은 내 자식이 잘 노는모습처럼 보일 것이다. 그런데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작은 개가 뭐가 무서워"라고 넘길지도 모르지만, 그런 작은 개마저도 미친듯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탁이다.
제발 목줄좀 하고 다녔으면 좋겠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지만, 이런일이 한번 일어날은 그 날은 정말 무력감에 죽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덧글

  • 2010/11/25 01: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카이 2010/11/25 18:21 #

    감사합니다.ㅠ_ㅠ
  • 2010/11/25 01: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카이 2010/11/25 18:21 #

    헛..이왕이면 선물도..(후다닥)
  • 괴물토끼 2010/11/25 06:06 # 답글

    저런- 정말 놀라셨겠어요ㅠ_ㅠ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에 대한 것이라도 본인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게 공포인거잖아요.. 애견인분들은 좁은 집에서 갑갑해 하는 개들 잠깐 산책시켜 줄때만이라도 자유롭게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인건 이해 하지만, 자기 개가 이뻐서 콩깍지 씌인건 이해하지만, 이렇게 트라우마 있으신 분들이 꽤 많으니까 조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도 개 공원같은곳이 생기면 좋을텐데..
  • 카이 2010/11/25 18:21 #

    개 목줄 안하고 다니면 벌금을 빡세게 물렸으면 합니다.
    목줄이 얼마나 한다고...
  • 백설공주 2010/11/25 07:19 # 답글

    진짜 공감!!!!!! 저도 개 진짜 싫어한다는..ㅠ.ㅜ
    저도 카이님과 비슷한 경험 있어요. 1층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갑자기 목줄도 없는 강아지가
    뛰어온 바람에 그 자리에서 그냥 울어버렸다는..(그 때가 20살때-ㅁ-;;)

    그리고 길거리나 공공장소(공공장소에 개를 데려오는것도 문제)에서 강아지좀 어떻게 해달라하면
    우리 강아지는 순하다고, 이렇게 이쁜데 왜 그러냐 하는 몇몇 개념없는 주인들 정말 싫어요.
    자기들한테나 이쁘지 나한테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동물일 뿐-_-
  • 카이 2010/11/25 18:22 #

    제가 동물원가서 새끼 호랑이도 안아보고, 비단구렁이도 목에 감아보고 했는데... 개만은 도저히...ㅠ_ㅠ
  • Alias 2010/11/25 09:46 # 답글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소거법" 을 동원해야 하는 거 아닌지...

    저도 어릴 때 개에게 물린 적이 있는데 결국 짱돌 하나를 손에 쥐고서 (돌도끼 든 원시인 간지-_-) 개를 노려보며 앞을 지나가니 개가 경계를 하면서 덤비진 않더군요.

    그런데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실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상황에 대한 대처 자체가 안 될 수 있어요.
  • 카이 2010/11/25 18:23 #

    그래서 호신용 스프레이 하나 질렀습니다.
    치한보다 개가 더무서워요//ㅠ_ㅠ
  • 코토네 2010/11/25 12:12 # 답글

    저는 등산 중에 개를 만났는데, 대(大)자 자세로 개를 마주보고 서있으면서 조금씩 뒤로 이동한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 카이 2010/11/25 18:23 #

    무서워서 그마저도 생각이 안나요/ㅠ_ㅠ
  • nutri 2010/11/25 17:30 # 삭제 답글

    저도 개무서워해서 저쪽에서 개가 오는거 보고 무서워서 먼길로 빙돌아간적이 있다는 ㅜㅜ
  • 카이 2010/11/25 18:23 #

    저도 수 없이...흑
  • 교주님 2010/11/25 18:38 # 답글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셔서 마음은 이미 다 아는데, 몸이 반응하지 않으시는 케이스시니...
    단계적 노출법으로 개를 점점 더 많이 만나보시거나 폭포법으로 아예 ~!!한 개(크기의 늑대?)에 노출되시는 것도 고려해볼만 합니다만...
    (요즈음은 너무 개가 흔해져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을 정도니, 참, 힘드시겠습니다....
    아파트건 오피스텔이건 자취방이건 정말로 개를 꼭 만날 정도이니...-_-;;)
  • 카이 2010/11/25 19:09 #

    그나마 제가 사는 오피스텔은 주로 대학병원 근무자나 카이스트에 유학온 외국인들이 사는지라 다행히 개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재수가 참 지지리 없었지요..ㅠ_ㅠ)

    커다란 개인 맹인안내견은 아무리 봐도 안무섭습니다.ㅎㅎ
  • 흑염패아르 2010/11/25 22:12 # 답글

    아... 놀라셨겠어요 ㅠㅠ...[토닥토닥]
    전 뭐 갠적으로 많이 좋아해서 하나 안하나상관은 없지만 타인을 생각한다면 사람 좋아 달려드는 강아지들도 있으니 목줄은꼭 하고 나가야겠죠.
  • 카이 2010/11/25 22:54 #

    흑흑..ㅠ_ㅠ
  • 한얼 2010/11/25 22:46 # 답글

    진짜. 애완동물 면허제도 실시해야 합니다. 기본 교양과목을 이수하고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동물의 경우 훈련까지 같이 수료해야만 키울 수 있게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동물의 표피에 마이크로칩을 심어 주인에 대한 기본 정보와 비상 연락처를 넣어두는거죠.

    이런 사항을 어기면 500만원 이상의 벌금 또는 징역형을.

    마이크로 칩이 없는 동물은 발견 후 1주일 안에 주인의 연락이 없으면 폐사처리.

    고의로 마이크로 칩을 훼손시 바로 신호가 가도록하여 일부러 동물을 버리는 행위를 적발 할 수 있도록 하구요. 그런 경우엔 벌금형이 아니라 최소 3개월 이상의 봉사명령 또는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살게 해야 합니다.
  • 카이 2010/11/25 22:56 #

    서로 지켜줄 것만 지킨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ㅠ_ㅠ
    저도 애완동물 주인을 교육시킬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모카 2010/11/29 16:10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두번째 인사 남기네요. 애고 저런~ 개를 무서워하시는군요. 어렸을때 쫓겨다녔던 건 아마 개를 보고 달아나서일 겁니다. 개는 무엇이 자기 앞에서 달아나면 사냥본능 때문에 쫓아간대요. 저도 길에 짖는 개가 있어서, '무섭지 않다'고 생각하고 한 걸음씩 걸었고 절대 뛰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개가 열심히 짖기만 하지 쫓아오지 않더라고요. 용기를 내 보세요. 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지만요-
  • 카이 2010/12/06 01:10 #

    그러다가 한번 물렸습니다.-.-;;
  • 지나가는인간 2010/12/05 21:11 # 삭제 답글

    목줄있어도 물리고...목줄없으면 (물려고)죽어라 쫓아오는 개들...
    전...뭐....OTL
  • 카이 2010/12/06 01:10 #

    치한보다 멍멍이가 더 무서운 세상입니다.ㅠ_ㅠ
  • 이야.. 2010/12/22 03:43 # 삭제 답글

    진짜 답답하시겠어요... 정말정말..
  • 개목줄안매는개새들 2011/01/31 01:36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종로에 살고있는 한 학생입니다..
    저는...어릴적부터 개와 고양이를 정말 무서워했습니다.
    정말루요...
    특히 고양이가..아니 특히라고 할것도 없고 둘다 무섭습니다..
    제가..현재는 빌라쪽에살지만..
    어릴떄 아파트에 살았었습니다....
    초딩때...학원이 끝나면...저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집으로 가는길에 쓰레기통이 있어요.
    그 쓰레기통에서 정말 고양이가 나올까봐 그 쓰레기통에서는 후다닥 뛰어갔습니다.정말루요.
    그리고 중1때까지 아파트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밤에 그 쓰레기통은 정말 무섭더군요.
    현재는 아주 미친새x들과 삽니다.
    진돗개 무릎만한 사이즈 3마리를 풀어놓네요.
    아..나...물론 개새끼들은 착해요...착해빠졌지만..
    되체 무서워 돌아다닐 수 가 없어요;;;....
    이 개새끼들 더 심각한건 똥이기도 합니다.
    병맛같은 쥔장들이 똥을 후덜덜하게 싼걸 안치웁니다.
    그리고..저희 집 근처에는 진짜 큰 진돛-개쌔끼한마리 있는데
    그새끼는 유기견인지 하튼 집근처 유명한 맥주집 서성거리는데
    아 하여튼...
    개새끼도 개새끼지만
    병신같이 목줄 안묶어놓는 개새끼보다 못한 쥔장쌔끼들
    공포분위기 조성하는걸로 잡아 쳐넣어야됨.
    (물론...개새끼들도 개같이 불쌍하지요.평생 묶여살지만..되체 개새끼들 풀어놓는..
    그것도 콩알만한 강아지도..물론 무섭지만...;;;;이해합니다.
    근데 시발 무릎까지오는 개새들 풀어놓는 병신같은 개 호로새끼들 잡아 쳐넣어야됨.
  • eqewe 2011/04/04 19:44 # 삭제 답글

    개 목줄안하는 것들 공원에 정말 많음 서울시는 단속안함? 사람공원이지 개공원임?
  • 완전 공감..ㅠㅠ 2011/08/15 18:30 # 삭제 답글

    저도 개 공포증 있어요... 전 그냥 무서운데 그게 진짜 심해요... 개 때문에 집 빙 돌아가는 건 평범.. 그런 일이야 하도 많이 겪어서 집에 늦게 가는 것보다 내가 안전하게 돌아가는 게 최선이라서...
    전 오히려 덩치 큰 개 보단 진짜 작은 강아지가 더 무섭더라고요. 큰 개는 별로 뛰어다니지도 않는데, 작은 개는 너무 팔팔해서 잘 뛰어다니니까 무섭더라고요... 물릴까봐... 길 가다가 개 목줄도 없이 풀어놓고 다니는 사람들.... 솔직히 말해서 죽여버리고 싶음... 주인이 누군지 꼭 확인하고 가야 직성이 풀리네요...
    초등학생 때 개 무서워하던 참에 물릴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개 지나가고 완전 펑펑 울었어요....쪽팔리고 뭐고를 떠나서....
    밤에 사람 많아도 강아지 다니는 길 걷는 것보다 밤에 한적하고 사람 없어도 강아지 없는 곳이 최고임...
    엘리베이터 안 타고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1층에 강아지가 뛰어다니고 할머니가 있었는데 제가 무서워서 못내려가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안 무니까 그냥 지나가라고 했는데 제가 울 것 같은 표정 지었더니 강아지 품에 안고 지나가게 해주셨던.. 개 목줄도 없이 아파트에서 키울거면 키우지를 말던가 주택으로 이사를 가던가.. 아파트에 자기 혼자 사나, 이 아파트를 자기가 산 건가... 아파트에 강아지 키우면서 목줄도 없이 키우는 사람들 밥 먹을 때 개념도 같이 밥 말아먹었음..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목줄 없으면 욕하고 싶음. 개념 집에 두고 왔냐??? 강아지 짖는 소리도 시끄러운데 뛰어다니는 꼴 보다 쓰러지면 책임 질건가....
    개 목줄 하고 다니는게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그게 어렵나요? 그냥 강아지 목줄 해달라는 건데.. 목줄 없으면 차라리 품에 안고... 전 품에 안고 다니는게 더 안심이 되더라고요... 근데 품에 안으면 힘드니까 잠시 풀어놓는게 문제죠.. 정말 주인들은 인도에서 강아지 풀어놓지 마세요. 정말 그건 매너를 넘어서 개 공포증 있는 사람들한텐 개념이 없는 거.. 개 관리 더 잘하게 법 시행 같은 거 더 강력하게 했으면 좋겠는데...
  • ㅜㅜ 2012/06/08 23:16 # 삭제 답글

    저는 학생인데요
    오늘 어떤 개가 나를 쫏아와서 막 소리지르며 도망가다가 동생 넘어뜨려서 동생 다쳤어요 ㅜㅜ
  • 니루 2013/11/20 16:36 # 삭제 답글

    저도 정말 글과 똑같은 개공포증이있는데요.,
    진짜 사랑하는마음은알겠는데
    여긴 사람사는 세상이잖아요ㅜㅜ자기혼자이쁘다고
    다똑같이이뻐할순없는법인데...
    정말 목줄정돈 예의이자
    사람과개가 공존할수잇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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