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타올 vs 모빌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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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씁쓸한 장면 : 환자의 가족도 환자가 된다. 잡설 의과대학

어제는 3일 연속 Pseudo당직의 마지막날이었다.

6시에 모든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고 당직을 서는데.....사실 pk가 있을 곳이 없다.
지하에 있는 pk실은 춥고, 병동 스테이션은 간호사 선생님들이 전부 앉아 계셔서 나는 정작 종일 서 있어야 한다. 그나마 유일하게 앉아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따뜻한 곳은 내과계 중환자실과 병실 정도일까.

케이스 발표하기로 한 환자가 다음날 퇴원예정인데 차트의 과거력이나 review of system 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문진이나 할 겸 병실로 가고 있었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함을 지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남는건 어차피 시간인지라 슬쩍 들어보았다. 휴대폰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한 여사님의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자신의 시아버지가 병실에 입원해 있는데 거동도 불 편한데다 치매도 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성격이 괴팍하신지 고용한 간병인도 감당이 안되어 너무 힘들어 한다. 자신의 시아버지는 6남매를 자식으로 두고 있는데, 그나마 병실에 얼굴을 비추는 건 자신의 남편뿐이고, 자신의 남편(장남은 아님) 도 직장을 다니는 통에 정작 수발은 간병인과 함께 본인이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입원한 병원이 3차 병원이고 입원기간이 길어져 속수무책으로 늘어나는 간병인 페이와 병원비도 자신이 고스란히 부담하게 생겼다. 그래서 남편과 같이 요양병원으로 모실 것을 상의하였고 그렇게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방금전 시누이란 사람들이 전화해서는 할아버지는 요양병원으로는 절대 못보낸다고 통보아닌 통보를 하였다. 요양병원은 큰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곳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자신들이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 였다.

여사님의 분노 게이지는 이미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울면서 소리지르며 전화를 하였던 것이다.

"난 이제 지쳐서 못해!!! 저 x들은 코빼기 한번도 안비추면서 뭐?? 효도? 내가 저x들 종노릇 하려고 당신같은 사람하고 결혼한거야??"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간병인을 쓰고 있으나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루에 4~6만원이 넘는 간병인을 1달 가까이 고용하고 병원비까지 부담하면 경제적인 압박이 상당히 커질 것이다. 그리고 집안에 중한 환자 한명이 생기면 여러 사람이 생업을 포기하고 간병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 할 수 있다.

지금 한 환자가 중환자실에 있다. 중환자실에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그분을 간병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환자였기 때문에 중환자 실에 수용한 것이었다.  그 환자는 자신은 중환자실에 있기 싫다고 교수님께 수없이 complain했고, 교수님도 일반병실로 올리고 싶었지만 그를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한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국가에서 간병인을 고용하는데 쓰는 비용을 부담해 주고, 간호사 한명당 담당해야 하는 환자수를 대폭 줄일 수 있도록 병원에서 간호사 선생님들의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과 낮은 수가 때문에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높아지고, 대부분의 부부의 자녀가 하나 아니면 둘인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문제는 더욱 더 심해질 수 있다. 쉽게 말해 내 부모님이 아픈데 자식은 나 하나뿐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인가? 간병인을 쓰자니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그렇다고 내가 간병하자니  생업도 포기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병원비도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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