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이일기-집사의 행방불명 집사 일기

내이름은 신야옹(이라고 한다).
매일 매일 머리에 꼬리가 달린 집사와 항상 같이 지냈다. 지금부터 여집사라고 칭하겠다.
여집사의 배는 나날이 커져만 가더니 최근 들어서는 뒤뚱뒤뚱 걸어다닐지언정, 집사의 본분에 충실하게 오전에는 청소기를 돌리고 하루 네끼 이 몸의 밥을 꼬박 꼬박 챙겨주며, 가끔씩 닭고기를 삶아주기도 하는 기특한 녀석이었다. 가끔 빗질로 이 몸을 몹시 귀찮게 할 때도 있지만 그 때는 한번씩 깨물어 주는 것으로 응징했다. 종종 자신의 배를 만지며 이 안에 내 친구가 있으니 나중에 잘 해달라며 간식을 주곤 한다.

1달 전, 여집사와 남집사가 속닥속닥 거리더니 이상한 기계를 사 왔다. 핸드폰이라는 것을 몇번 톡톡 누르니 기계에서 밥이 나온다. 신기하군. 가끔 집사들이 집을 비울 때, 이 몸이 배고픈 시간이 되면 뜬금 없이 위잉위잉 소리가 나며 밥이 굴러 나온다. 가끔 기계에서 집사 목소리도 들린다. 깜짝 놀라 주위를 보면 아무도 없어 영 이상하긴 하지만.




며칠 전, 남집사가 회사라는 곳으로 간 사이 여집사가 요란스럽게 집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먹을 것이 잔뜩 들어있는 찬바람 나오는 큰 상자에서 상한 음식들을 갖다 버린다(닝겐들은 그 물건을 냉장고라고 하더군). 거기에 있는 내 간식을 갖다 버리지 않을지 조마조마 하긴 했지만 여집사는 용케 상한 냄새가 나는 음식물만 버렸다. 똘똘한 집사군. 음식물을 버린 뒤 큰 봉투를 가져와서 집안 구석구석에 있는 잘 쓰지 않는 물건과 쓰레기를 버리고 난 뒤 청소기를 돌리고 방바닥을 열심히 닦는다. 한동안 허리아프다고 걸레질은 안하더니만 왠일이래?? 열심히 쓸고 닦고 하더니 한 손으로는 남산만한 배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리를 움켜지고 침대로 가서 드러눕는다. 

조금 쉬다가 방에서 나온 여집사는 이몸의 화장실을 깨끗하게 씻고 새 모래를 채워놓았다. 무슨 바람이 불어 이리 부지런을 떨지? 내 놀이터에 있는 먼지와 내 머리카락도 깨끗이 없애버린다. 그리고 냉동실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이 몸이 가장 좋아하시는 간식을 만든다. 여집사는 앞으로 2달은 끄떡 없을 거라며 만족해 한다.

집 청소와 간식제작을 마친 여집사는 이윽고 큰 가방에 집을 싸기 시작한다. 집사가 어디 가려나? 둘이 갔다가 셋이 돌아오는 가방싸기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당췌 모르겠다. 난 가방속에 들어가 집사를 방해하기 시작한다. 그런 나를 집사는 쓰다듬어 준다. 



그리고 이틀 후 아침, 여집사와 남집사는 가방을 끌고 집을 나갔다. 
그 날, 여집사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여집사2 가 와서 이몸의 밥을 챙겨주고 주말 내내 놀아준 뒤 집을 나섰다. 이후 여집사는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간간히 밥나오는 기계로 목소리만 들려올 뿐. 남집사는 매일 밤 늦게 집에 들어와서 이 몸의 시중을 들어준 뒤 아침이면 이몸의 사료값을 벌기위해 회사라는 곳으로 가버린다. 가끔은 집에 오래 있을때면 외로움에 남집사에게 머리를 더 비비게된다. 입맛도 없다. 내 매력포인트였던 뱃살도 줄었다. 남집사가 요즘 자주 캔을 따준다.

여집사야. 살았니... 죽었니??
보고싶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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